중국의 고령인구 증가에 대응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중국 현지 생산과 콘텐츠 수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을까.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홈케어·재활·복지 전시회(Reha·Homecare 2026)에서 만난 ㈜에스와이이노테크(SY Inotech)의 김상길 대표는 VR 기반 인지훈련 솔루션 ‘BTCARE’를 소개했다.
중국 시장을 검토할 때는 하드웨어를 현지에서 생산·조달하고 한국에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는 협력 모델을 하나의 대안으로 살펴볼 수 있다.

2026 홈케어·재활·복지 전시회(Reha·Homecare 2026)는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재활·복지용품, 홈케어 제품,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등을 소개하는 전문 전시회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에 비즈매칭과 수출상담회 등 국내외 기업 간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SY이노테크 김상길 대표는 VR 콘텐츠와 기기를 결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BTCARE를 소개했다. 제품과 솔루션에 대한 김 대표의 설명에서는 회사가 해당 분야에 쌓아온 기술과 사업 모델에 대한 자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회사 소개 자료에 따르면 BTCARE는 가상현실(VR)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결합해 고령층이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설계한 솔루션이다. 회사는 인지검사와 결과 분석, 콘텐츠 추천, 훈련 진행, 결과 저장 등을 연계하고, 이용자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조를 소개하고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콘텐츠에는 기억력과 집중력, 시공간 지각, 문제 해결, 판단력 등 다양한 인지 영역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VR 환경에서 게임 형태의 활동을 수행하면서 훈련에 참여하도록 구성했으며, 신체활동과 인지훈련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도 제품의 특징으로 소개했다.
다만 회사가 제시한 기능과 임상적 효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 기록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과 실제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수준의 근거를 요구한다. 효과를 판단하려면 연구 설계와 대상자 수, 비교군, 측정 지표, 연구 기간,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5년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약 3억2,33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3.0%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인구는 약 2억2,365만 명으로 전체의 15.9%였다.
고령인구 증가는 노인복지시설과 돌봄기관, 의료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지활동 프로그램과 디지털 관리 도구의 수요를 살펴볼 배경이 된다. 특히 시설에서 반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용자의 활동 기록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현장 운영 방식에 따라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BTCARE는 중국의 고령친화 디지털 서비스 시장을 검토할 때 살펴볼 만한 사례다. 그러나 고령인구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VR 인지훈련 솔루션의 구매 수요나 사업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는 현지 시설의 운영 환경과 이용자의 디지털 기기 사용 경험, VR 기기 도입 비용, 담당자의 교육 부담, 콘텐츠 이용료를 지불할 주체 등을 확인해야 한다.
중국에서 이와 같은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는 고객군도 구체적으로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인복지시설과 주간 돌봄기관, 병원, 지역사회 건강관리기관은 각기 다른 운영 목적과 예산 구조를 가질 수 있다. 고객군별로 필요한 기능과 설치 환경을 확인해야 제품 구성과 가격 전략을 정할 수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면서 주목할 수 있는 방향은 하드웨어 생산과 콘텐츠 개발을 분리하는 사업 모델이다. 중국 현지에서 VR 기기와 관련 하드웨어를 생산하거나 조달하고, 한국에서는 BTCARE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데이트를 개발·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장비 제조와 운송 비용을 관리하는 한편, 한국 기업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유지하는 방안을 상정한다. 다만 현지 생산이 실제로 비용 경쟁력을 높이는지는 생산단가뿐 아니라 품질관리, 부품 수급, 장비 호환성, 현지 기술지원 비용까지 비교해야 판단할 수 있다.
하드웨어를 현지에서 생산하더라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기기별 사양과 운영체제, VR 장비의 호환성을 확인하고, 생산 과정에서 제품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검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지 제조 파트너와 역할을 나눌 경우 설계 정보와 소스코드, 기술자료의 접근 권한 및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도 계약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모델은 초기 장비 판매 이후에도 사업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 다만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면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실제 고객의 필요와 연결돼야 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주기와 현지화 비용, 이용료 책정 방식, 유지관리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VR 기반 인지훈련 솔루션은 장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서비스가 완성되는 구조가 아니다. 이용자가 계속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시설 운영자가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필요할 때 기능과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수 있어야 한다.
BTCARE의 중국 진출을 검토한다면 중국어 화면과 음성 안내, 현지 이용자에게 익숙한 소재와 표현, 시설 운영 방식에 맞춘 콘텐츠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번역을 넘어 게임의 난이도와 이용 방법, 안내 방식이 현지 이용자에게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의 양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설 담당자가 실제로 어떤 프로그램을 자주 활용하는지, 이용자가 반복해서 참여하는지, 운영자가 기록과 결과를 업무에 활용하는지 등을 실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용률을 높이거나 시설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지에 대한 자료도 축적할 필요가 있다.
사업 모델은 초기 장비 판매와 함께 콘텐츠 이용료, 소프트웨어 구독, 관리자 기능, 기술지원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수익 구조가 적합한지는 현지 고객의 구매 방식과 예산, 서비스에 대한 지불 의사를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
BTCARE는 회사 소개 자료에서 치매 예방과 인지재활훈련을 주요 활용 분야로 제시하고 있다. 김대표의 설명 자료에는 임상시험에서 인지장애 평가 결과가 20% 향상됐다는 설명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재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해당 수치의 연구 대상과 평가 도구, 연구 기간, 비교 조건 등을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수치를 제품의 일반적인 효과로 단정하거나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 연구자료와 발표 논문을 확인하고, 해당 결과가 어떤 인지 영역과 대상자에게 적용되는지 살펴야 한다. 치매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내세우려면 그에 맞는 객관적 근거와 관련 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중국 진출 과정에서는 제품의 기능과 사용 목적에 따른 규제상 분류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웰니스·인지활동 프로그램인지, 의료적 평가나 재활을 표방하는 소프트웨어·기기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과 요구 자료가 달라질 수 있다. 현지 규제 전문가와 협의해 제품별 인허가 요건을 검토하고, 필요한 시험자료와 중국어 문서를 준비해야 한다.
이용자 데이터 관리도 중요하다. BTCARE가 인지검사 결과와 개인별 이용 기록을 수집·저장한다면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지, 어디에 저장되는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중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데이터를 국외로 이전할 계획이 있다면 현지 개인정보·데이터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동의 절차와 보관 기간, 접근 권한, 정보보호 책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면 처음부터 대규모 장비 공급을 목표로 삼기보다 현지 시설과 협력해 제한된 범위에서 실증을 검토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실증에서는 콘텐츠 참여율과 반복 이용률, 사용 편의성, 운영자 교육 부담, 장비 유지관리 비용, 시설의 지불 의사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하드웨어 현지 생산 모델을 검토할 경우에는 국내 생산 제품과 현지 생산 제품의 비용·품질·수리 편의성을 비교해야 한다. 한국에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구조는 현지 파트너의 역할과 기술지원 범위, 업데이트 비용, 계약 기간을 명확히 해야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현지 실증 결과가 긍정적이더라도 이를 중국 전체 시장의 수요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시설 유형과 지역,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실증을 통해 적합한 고객군과 제품 구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 범위를 넓혀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SY이노테크가 소개한 BTCARE는 VR 콘텐츠와 기기를 결합해 시니어의 인지활동을 지원하고 이용 결과를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REHA 2026에서 김상길 대표와 만나 살펴본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은 하드웨어 수출만으로 접근하기보다 현지 생산과 한국의 콘텐츠·소프트웨어 공급을 연결하는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 모델의 사업성은 아직 검증해야 할 과제다. 현지 생산이 비용과 공급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지, 한국에서 개발한 콘텐츠가 중국 이용자와 시설의 요구에 맞는지, 고객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관리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제품의 규제상 분류와 데이터 관리, 인지훈련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중국의 고령인구 증가는 시장을 살펴볼 배경이지만, 실제 사업 기회는 현지 수요와 운영 구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SY이노테크의 중국 진출 가능성 역시 제품에 대한 기대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현지 파트너 발굴과 실증, 콘텐츠 공급 체계, 규제 검토를 통해 단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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